경제가 안 좋아도 인간의 존엄이 먼저다 (독일 이야기)

By wellness

2024년 1월22일 독일 관련한 2개의 기사

하루동안 독일 관련 기사 2개가 났습니다.
하나는 경제상황이 아주 나쁘다는 내용(한국경제)이고,
다른 하나는 극우세력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한 내용(연합뉴스)입니다.
놀라운 건 극우세력에 반대하는 시위의 내용입니다. 극우정당에서 이민자를 추방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반대 시위라는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운데”라는 핑계로 모든 것이 유예됨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존경스러울 따름 입니다.


독일의 경제 상황

독일은 유럽 최대의 경제 대국이지만, 지난해 높은 인플레이션, 제조업의 침체, 교역 상대국의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15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은 2023년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 GDP가 마이너스(-) 3.8%로 역성장했으나, 2021년 3.2%, 2022년 1.8%로 회복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독일 GDP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출처: 조선비즈)

2024년도에는 좀 나아질 거라는 전망이지만,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힘든 경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3%, 독일 -0.3%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비교해보겠습니다.

작년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 투자 등 내수는 부진했지만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한 해로 보면 1.3% 성장해 한국은행 전망치(1.4%)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출처: 이데일리)

우리나라의 2023년 경제성장률이 1.3%로 예상됩니다. 2022년 2.6% 대비 1.3% 포인트 낮아진 1.3% 경제성장률의 체감은 아주 열악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0.3%라는 마이너스 성장 상황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독일 극우 세력의 확장과 시민들의 대응

상황이 어려워지면 정치인들은 엉뚱한(?) 생각들을 하죠.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독일에 거주하는 이민자 수백만명을 강제 퇴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일 시민들은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게 된 것입니다.

독일 베를린 반극우 시위

주최 측은 금요일인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전국 약 100개 도시에서 140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연합뉴스)

앞서 얘기 했듯이 “경제가 어려운데…”라는 핑계로 무시되거나 또는 용인되거나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건인데, “내가 어려워도 이건 아니지”라는 “기본”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데 감탄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독일 내에서 해당 정당에 대한 해산 요구도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모범적인 의견이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적들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탄압이나 금지 등이 아닙니다.”
“방어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더 나은 주장, 좋은 정치, 좋은 거버넌스입니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도 늘 상기하고 실천해야 할 마음가짐이라 생각합니다.

 AfD 금지를 고려해 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습니다. 이전에 동독 문제를 담당했던 보수 기독민주당의 정치인 마르코 반더비츠(Marco Wanderwitz)는 의회의 동료들이 그러한 금지에 찬성하도록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티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모든 사람이 확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적들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탄압이나 금지 등이 아닙니다.”
 또 다른 기독교민주당 의원인 필립 암토르(Philipp Amthor)가 목요일에 말했습니다. 
 “방어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더 나은 주장, 좋은 정치, 좋은 거버넌스입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인간의 존엄이 우선인 교육

독일 시민들의 이런 반응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얼마전 KBS 쌤과 함께에서 김누리 교수의 강의에서 이에 대한 답을 주고 있습니다.
이 강의는 서이초 선생님 자살 사건 이후 한국 교육의 문제에 대한 김누리 교수의 진단(?)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독일 사례가 나오는데요. 이번 사건과 유사합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영상 보기 (전체를 보시길 추천드리며, 독일 사례는 35분경 부터))

2020년 시리아 난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럽에서 독일이 가장 먼저 난민 2,700명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역시 독일”할만한 대응인데, 독일 시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합니다.
그 이유는 “왜 2,700명만 수용하느냐, 모두 수용하라”였습니다.
2020년이면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3.8% 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 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독일 시민의 보편적인 가치관이며,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는 점에 감동했습니다.

존엄의 감수성을 배운 인간이 난민을 위한 시위를 할 수 있다
시리아 난민 전원 수용을 외치는 독일 시민들

김누리 교수의 진단은 “존엄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을 하고자 경쟁 교육을 없애는 1970년 교육 개혁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특히 학부모가 고민해야 할 교육의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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