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 : 새로운 인생 설계 전략

By wellness

나이 들고 직장 생활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노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또래들은 ‘운 나쁘면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는 걱정(?)을 우스개소리로 얘기한다.

수명은 늘어나는데, 은퇴는 빨라지고, 연금을 줄고(줄어들 것으로 예상) 있다.

고민 중에 운좋게 “100세 인생”이란 책을 만났다. 모든 세대가 겪을 변화를 이해하고 고민의 방향을 잡기 위해 다양한 세대가 꼭 읽어 보길 권한다.

100세 인생 / 린다 그래튼, 앤드루 스콧
100세 인생 / 린다 그래튼, 앤드루 스콧

책의 내용을 나름대로 요약하면,

  • 노후는 돈(유형 자산)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게다가 예전처럼 저축하기도 어렵다) 무형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 무형 자산으로, (1)생산할 수 있는 능력(=생산 자산), (2) 건강, 가족 관계 및 파트너십(=활력 자산) 과 더불어 (3) 다양한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 능력,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변형 자산)가 필요하다.
  • 일하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삶을 유지하고 변화하기 위해 ‘나’를 찾고, ‘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 기업은 노동자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하여 정책을 크게 재설계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1945년생 잭, 1971년생 지미, 1998년생 제인 이렇게 3명의 가상 인물을 설정하고 삶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45년생 잭은 대략 20대까지 교육받고, 60대까지 직업 생활하고 이후에는 은퇴 생활을 하는 전형적인 3단계의 삶을 살았다.

71년생 지미는 이런 3단계 삶을 전제로 교육받고 살아 왔지만, 상황은 많이 어려워졌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수명은 늘었지만, 은퇴 후의 시간을 위한 자산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8년생 제인은 ‘기존의 틀이 동작하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반성: 지미가 제인에게

여기서 잠깐. 지미 세대인 우리는 잭의 삶을 보고 배운대로 제인에게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를 반성하게 된다. “좋은 대학가서 대기업 취직하고 최대한 오래 정년까지 버텨라”라고, 또는 “무조건 의대 가라”고 말이다.

이미 그들은 다른 ‘틀’에서 살아갈 것을 고민하고 있는데, ‘연예인이 되고 싶다’, ‘유튜버가 되고 싶다’는 다음 세대의 의견을 단순한 객기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분명, 우리도 젊었을 때는 이러지 않았다. 그랬을리 없다. 기존 세대의 틀을 부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지 않았던가. 그런데 시간이 흘러 중장년이 되어서는 까맣게 잊고 아이들에게 우리보다도 이전 세대의 삶을 강요하고 있다니.

반성: 지미가 지미에게

지미는 아직 50대다. 100세를 산다면 아직 인생의 반이 남았다. ‘난 이미 늦었어’라고 하기엔 너무 이르다.


책에서 얘기하는 제인의 삶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학교를 마치고는 바로 직장을 구하지 않고 남미를 여행하며 언어와 문화를 배운다. 스스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일을 했다. 이런 경험으로 작지만 본인의 사업을 했고, 그 분야에서 인정받아 큰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 중년에 들어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를 갖고 일을 전환하여 70~80대까지 일한다.

이 시나리오를 위해서 제인은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여러 전환기를 거치면서도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결국 ‘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찾는 시간, 교육의 기회는 있었나?

‘정체성’, ‘자아’. 이런 것들을 고민하거나 교육 받을 기회가 있었는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잭은 물론, 지미, 제인 모두 이런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다고 볼 수 없다. 공교육은 여전히 ‘스펙’과 ‘변별력’이 우선이다.

제인 보다도 더 오래 살게 될 지금의 초중고생들이 자신의 100년을 지탱할 힘을 키우기에 지금의 교육 과정, 제도가 적합할까?

바로 이 지점에서 8살부터 19살까지 12년의 교육 과정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집중하는 발도르프 교육이 의미 있어 보인다.

발도르프 교육
발도르프 교육 <출처: 서울자유발도르프학교 facebook>

‘교육 기관은 100세 인생을 살아갈 운명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다음 네 가지 주요 의제에 직면할 것이다. 학습 분야의 새로운 과학기술과 체험 학습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연령 집단 간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 것인가. 창의성, 혁신 역량, 인성, 공감 능력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깊이 다룰 것인가. 교육이 과학기술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전문 분야를 어떻게 신속하게 확대할 것인가.’

우리는 적어도 다음 세대의 교육에 대해 이러한 변화를 거스르지는 말아야 할 것이고, 우리 스스로 꾸준한 교육과 자기 계발을 실천해야 비참한 노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정책 재설계

개인의 변화에 맞춰 기업도 노동자의 변화된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하여 정책을 재설계 해야 한다고 말한다.

  • 노동자의 전환기를 인정하고, 변형 기술 개발과 보호를 지원해야 한다.
  • 경력 관리 역시 3단계 삶이 아닌 다단계 삶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
  • ‘주니어’, ‘시니어’와 같이 연령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 노동 관행과 구성원의 평가에서 실험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도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위의 과제들에 이해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멋있는 노후

우리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충분히, 아니 너무 길다는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닌가. 제인의 삶이 잭과 지미의 그것보다 더 가치있는 삶인 것을 알지만, 그건 젊은이들 만의 것이라고 포기하는 건 아닌가. 모든 세대가 해야 할 고민이지만, 특히, 지미 세대가 꼭 해야 할 고민을 던져 준다.

자녀의 진학, 남편의 돈벌이, 아파트 평수보다 모두 각자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서로가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삶이 되길 바란다.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에 이 책의 저자인 “린다 그래튼의 100세 시대 강의“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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