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ADHD(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 진단과 약물 처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과학자들은 ADHD의 정의와 치료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5% 이상의 미국 청소년이 ADHD 진단을 받았으며, 특히 17세 남아의 23%가 이에 해당합니다. 총 700만 명의 미국 아동이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ADHD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뒤흔들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폴 터프(Paul Tough) 기사를 바탕으로 최신 ADHD 연구의 주요 발견을 소개합니다. (출처: 뉴욕타임스 5 Takeaways From New Research About A.D.H.D.)
(폴 터프는 20여년간 뉴욕타임스매거진에 교육과 아동발달에 관련한 기사를 기고해 왔습니다.)

1. ADHD는 정의하기 어렵다
ADHD는 진단이 까다로운 상태로,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며, 불안, 우울, 트라우마,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른 문제와 혼동될 수 있습니다. 20년 전, 연구자들은 유전자나 뇌 영상에서 ADHD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생물학적 표지(biomarker)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그런 표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최근 연구에 따르면, ADHD로 진단받은 아동 9명 중 1명만이 어린 시절 내내 일관된 증상을 보입니다. 증상은 종종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이는 ADHD를 단순히 ‘타고난’ 생물학적 장애로 보는 기존 관점이 부정확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새로운 모델은 ADHD를 일시적인 상태로 간주하며, 고정된 질병이 아니라 경험적 조건으로 이해하려 합니다.
2. 약물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리탈린(메틸페니데이트) 같은 ADHD 약물은 단기적으로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최대 규모의 장기 연구에 따르면, 14개월 동안 리탈린을 복용한 아동은 치료나 부모 코칭 같은 비약물적 개입보다 증상이 더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36개월이 지나자 약물의 상대적 이점은 사라졌고, 약물을 복용한 아동의 증상은 비약물 그룹이나 아무런 개입을 받지 않은 그룹과 비슷해졌습니다. 이는 약물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약물은 학업 성취를 개선하지 않는다
리탈린이나 애더럴 같은 약물은 교실에서 학생의 행동을 단기적으로 개선하지만, 학업 성취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약물을 복용한 아동은 더 열심히, 더 빠르게 일하지만 효율적으로 배우지는 않습니다. 시험 성적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아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흥미롭게도, 약물은 감정적 몰입을 높여 학생과 부모가 학업이 향상되었다고 믿게 만듭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암페타민이 지루한 활동을 흥미롭게 느끼도록 했던 역사적 맥락과 유사합니다. 오늘날 ADHD 약물은 따분한 학교 공부를 일시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4. ADHD는 흑백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ADHD를 ‘있다’ 또는 ‘없다’로 나누는 이분법적 진단 대신, 연구자들은 증상을 연속선(continuum)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제안합니다. 영국 연구자 에드먼드 소누가-바크(Edmund Sonuga-Barke)는 ADHD의 경계가 임의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연속선의 한쪽 끝에는 진단을 받을 수 있지만 별다른 치료 없이도 괜찮을 수 있는 아동이 있고, 다른 끝에는 심각한 증상과 분노를 동반해 학교 중퇴, 범죄,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아동이 있습니다. 치료는 이러한 심각한 사례에 집중되어야 하며, 경미한 경우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5. 환경 변화가 증상을 바꾼다
ADHD는 주로 유전적 원인에 의한 신경발달 장애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는 환경이 증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더 흥미로운 교실, 자극적인 직업, 화목한 가정 환경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ADHD를 뇌의 생물학적 결함으로 보는 전통적 의학 모델에서 벗어나, 아동의 독특한 뇌와 환경 간의 불일치로 보는 새로운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약물은 여전히 유용하지만, 환경 조정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결론
ADHD는 고정된 장애가 아니라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약물은 단기적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장기적 학업 성취나 완전한 치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연구는 ADHD를 연속선으로 이해하고, 특히 심각한 사례에 치료를 집중하며, 환경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ADHD 아동과 가족에게 더 정확한 이해와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