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의 잔혹함과 우리 정치 상황의 참혹함은 결국 내부의 이성적인 비판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닐까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되어 57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며칠간의 임시 휴전이 있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를 비난하며 종료됐습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휴전 종료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7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Reuter)
BBC의 11월20일자 기사에서 밝힌 가자지구 사망자 수는 어린이 4630명을 포함해 1만1,240명이고, 이스라엘은 약1,200명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보기 드문 민간인 희생
위의 기사 이후 열흘 넘게 경과했고, 임시 휴전 기간에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으니 지금은 더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습니다.
전쟁 기간에 비해 사망자가 너무 많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의 피해가 너무 큽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원인 입니다. 하마스의 본거지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병원에 까지 미사일을 날렸습니다.
이런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과거의 어떤 큰 전쟁에서도 있었나요? 내가 기억하는 또는 역사에서 배운 어떤 전쟁도 이 짧은 기간에 이런 큰 민간인 사망자를 만든 전쟁은 없었습니다.
하마스가 선제 공격을 했음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째서 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기사가 많지 않습니다만…
잔혹함은 왜 멈추지 않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 퇴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11월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서 전쟁을 멈추자는 또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자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이성적인 내부 비판의 부재”가 10개월 아이까지 죽게 하는 참혹함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문제는 오랜 기간 복잡하게 얽혀 그 자체로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이렇게 잔혹하게 진행되는 것은, 양측 모두 ‘민간인까지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내부의 비판이 없기에 멈추지 못하겠지요.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자제 요청도 듣지 않습니다.
결국, 아무리 상대와 오랜 기간 풀리지 않는 분쟁을 겪고 있더라도 ‘선은 넘지 말자’, ‘우리 편이라도 도덕적이지 않으면 비판받아야 한다’는 이성을 상실한 결과 입니다. 또한 ‘그들의 신의 뜻’도 아닐 것 입니다.
우리의 참혹한 정치 상황은 어떤가
지난 대선은 우리나라 내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겨운’ 선거로 평가 되었습니다.
물론, 대표적인 대선 주자의 이력과 면모, 됨됨이가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대선은 물론 그 이후에도 이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원인은 각 진영의 지지자들이 “이성적인 내부 비판”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오랜 기간 ‘저쪽이 되면 안돼’라는 방향의 선거를 해왔습니다. “빨갱이는 안돼”, “경상도는 안돼”, “전라도는 안돼”라는 식으로… 그 결과 나쁜 정치인이 당선되는 결과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좋은 정치인에게 투표하겠어”가 되어야 나쁜 정치인이 설자리가 없어집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에서 나쁜 정치인이 대선후보가 되려고 하면 비판해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쪽이 되면 안돼”는 더 나쁜 정치인만 만들 뿐 입니다.
잔인함, 참혹함은 결국 시민이 멈출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은 종교적인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이 이성적인 내부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잔인함을 멈출 수 있습니다. 하물며, 내 권리로 바꿀수 있는 정치 문제에서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못 한다면, 우리의 참혹한 정치 현실은 우리가 감내해야 할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